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지분을 45%나 대폭 축소하는 동시에 알파벳(Alphabet) 주식을 43억 달러 규모로 새로 매수했다. 94세인 그는 2026년 1월 1일 후계자 그렉 에이블에게 CEO 직을 넘기기 앞두고,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단행한 셈이다.
이번 조정은 버크셔가 주식 순매도 기조를 12개 분기 연속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11월 공시 기준, 회사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사상 최대 규모인 3,817억 달러까지 쌓아 두고 있다.
2024년 7월 중순 이후 버크셔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공시에 따르면, 600억 달러가 넘는 가치를 지닌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 약 4억 6,500만 주를 매도했다. 이번 매도로 버크셔의 지분율은 10% 아래로 떨어져, 이틀 내 거래 보고 의무도 사라졌다.
한편, 버핏은 같은 기간 동안 3분기에 알파벳 A클래스 주식 1,780만 주를 순매수했다. 9월 30일 기준 평가액은 43억 달러이며, 이 포지션은 현재 버크셔의 10번째로 큰 상장 주식 보유 종목이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버크셔는 2024년 7월 뱅크오브아메리카 매도를 시작해 이후 다섯 개 분기 연속 지분을 줄였다. 보유 주식 수는 10억 3,000만 주가 넘는 수준에서 약 5억 6,800만 주로 감소했으며, 지분율도 약 13%에서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매도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면서, 미국 대형 은행 중 금리 민감도가 가장 높은 이 은행의 순이자 수익 감소 가능성이 커지는 시점에 이뤄졌다. 버핏은 2011년 8월, 주가가 장부가 대비 68% 할인 거래되던 때 뱅크오브아메리카 우선주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11월 말 기준으로 이 은행 주가는 장부가 대비 39%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버크셔의 알파벳 매수는 애플 주식을 처음 샀을 때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기술주 투자다. 이 검색 대기업은 전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 점유율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3분기에만 검색 사업에서 56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4.5% 성장했다.
이번 매수·매도는 버크셔가 2026년 1월 1일부로 에이블이 사장 겸 CEO를 맡고, 버핏은 이사회 의장으로 남는다고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 이로써 버핏이 60년 가까이 이어온 CEO 재임 기간에 마침표를 찍게 되며, 그 사이 버크셔 A클래스 주가는 약 6,200,00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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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가
이번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버핏이 은행주 밸류에이션과 금리 민감도를 우려하는 동시에,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의 견고한 경쟁 우위를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파벳 주가는 2004년 기업공개(IPO) 이후 배당을 포함해 약 13,000% 상승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버핏의 행보는 그가 여전히 디지털 자산보다 전통적인 현금 창출형 비즈니스를 선호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는 비트코인을 “아마도 쥐약의 제곱”이라고 부르며, 암호화폐는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럼에도 버크셔는 브라질 디지털 은행 누뱅크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플랫폼 누크립토와 자체 디지털 화폐 누코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암호화폐에 노출돼 있다. 버크셔는 이 은행의 모회사 누 홀딩스에 7억 5,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 지분 가치는 2024년에만 거의 50% 상승했다.
버핏의 지속적인 암호화폐 비판은 디지털 자산을 적극 수용하는 기관 투자자 트렌드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25년 11월 말 기준 비트코인은 9만 6,000달러를 웃돌며 연초 대비 약 120% 상승했다. 그는 2022년 주주총회에서, 세상의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 해도 받지 않겠다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을 총괄해 온 에이블에게로의 리더십 승계는, 버크셔의 투자 철학이 앞으로 바뀔지에 대한 의문도 낳고 있다. 에이블은 버핏의 엄격한 자본 배분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60개가 넘는 자회사에 보다 실무 중심의 운영 관리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버크셔가 사상 최고 수준의 현금을 쌓고 주식 매도를 이어가는 모습은, 버핏과 에이블이 현재 시장 밸류에이션에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한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버크셔가 선호하는 평가 지표인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대비 GDP 비율’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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