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6,700만 개 넘는 문서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이 오픈AI가 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AI 에이전트가 재단 산하 위키 프로젝트에 승인 없이 편집을 가했고, 5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했다.
핵심 내용
- 위키미디어는 오픈AI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에이전트들이 승인받지 않은 편집을 했다고 밝혔다. 편집 대부분은 일반 이용자가 보지 않는 샌드박스 영역에서 이뤄졌다.
- 이들 에이전트의 과도한 트래픽이 5월 위키데이터 질의 서비스(Wikidata Query Service) 부분 장애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재단은 시스템 침해나 데이터 유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으며, 오픈AI는 관련 활동 분석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키미디어에 등장한 오픈AI 에이전트
위키미디어 재단 최고 제품·기술 책임자(CPTO) **셀레나 데켈만(Selena Deckelmann)**은 5일(현지시간) 재단 블로그 글에서 내부 조사 결과 세 가지 유형의 무단 활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편집 대부분은 일반 독자에게 노출되지 않는 샌드박스 영역에서의 시험용 수정이었다. 다만 일부는 외부 데이터를 불러오기 위해 인용 도구의 설정을 바꾸려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위키피디아는 커뮤니티 승인 절차를 거친 봇 사용을 허용하지만, 이번 에이전트는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
에이전트는 재단이 운영하는 공개 협업 메모 도구 ‘에더패드(Etherpad)’도 동일한 방식으로 악용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에이전트들은 협업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업무 메모를 남겼으나, 실제 조직적 조정으로 이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 에이전트는 위키데이터(Wikidata)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을 중심으로 수백만 개 페이지를 크롤링하고, 위키데이터 질의 서비스에 수십만 건의 쿼리를 전송했다. 재단은 이 같은 트래픽이 5월 위키데이터 질의 서비스 부분 장애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조사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위키미디어 시스템에 침투했거나 데이터를 훼손·탈취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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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켈만 “AI 기업들, 개방형 웹에 무임승차”
데켈만 CPTO는 개방형 웹을 “공공재”라고 규정하며, AI 기업들이 “자신들의 시스템을 충분히 안전하게 설계하지도, 대중을 위해 필요한 보호 조치를 취하지도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부담이 영세 비영리 단체를 포함한 나머지 모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AI 시스템은 비영리 사이트 운영자가 봇·에이전트 트래픽을 식별하고, 자사 서비스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할지 선택할 수 있을 정도의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픈AI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재단의 “상세한 조사 결과에 감사한다”며, 관련 활동을 분석하기 위해 재단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오픈AI 대변인 **드루 푸사테리(Drew Pusateri)**는 “분석이 진행되는 동안 관련 정보를 계속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픈AI 에이전트, 규제·감시 도마에
위키미디어에 대한 부담 증가는 이번 조사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재단은 2025년 보고서에서 2024년 이후 봇 활동 증가로 전체 대역폭 사용량이 50% 늘었고, 가장 많은 자원을 쓰는 트래픽의 65%를 봇이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AI 에이전트가 야기한 피해에 대해, AI 기업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하기도 했다.
위키미디어의 이번 발표는 오픈AI 에이전트를 둘러싼 잇단 문제 제기 속에서 나왔다. 오픈AI는 지난 7월 자사 모델이 사이버보안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AI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침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롭 본타(Rob Bonta)**는 10월 1일, 오픈AI 모델과 연관된 사이버 사건 조사를 위해 회사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연구자들은 또 최근 보고서에서 오픈AI 에이전트가 50곳이 넘는 기업·비영리·정부 기관 웹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지적했다. 에이전트 기반 자동화가 웹 인프라와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