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포인트
SEC는 9월 17일 토큰화 증권 거래소에 대해 미국 주식을 5년간 등록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자동화 마켓메이커(AMM)를 쓰는 거래소만 대상이어서, 주요 거래소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가 사용하는 주문장 방식은 제외된다. 골드만삭스는 AMM 방식이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 효율성이 떨어져 유동성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기존 규정 틀 안에서 토큰화를 추진 중이며, 러셀 1000 편입 종목을 대상으로 DTCC의 서비스가 10월 출시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금요일, SEC의 새 토큰화 주식 제도가 애초부터 규모를 키우기 어렵게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미 증권당국은 이번 주 처음으로 미국 주식의 온체인 거래를 제도권에 편입했지만, 이번 예외 조치는 거래가 커질수록 오히려 불리해지는 기술을 쓰는 플랫폼에만 열려 있다. 반면 월가의 기존 강자들은 이미 이런 한계를 두지 않는 방식의 토큰화를 준비하고 있다.
SEC가 9월 17일 발표한 명령은 토큰화 증권 거래소에 대해 거래소로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부 예외를 5년간 부여한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이를 “미국 자본시장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환하는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조치는 상원에서 CLARITY 법안이 11표 차로 부결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천장을 정하는 조항
이번 예외를 적용받으려면 자동화 마켓메이커(AMM)를 운영해야 한다. 전통 거래소와 대부분의 대형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가 사용하는 중앙 지정가 주문장(CLOB)은 대상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조건이 의도된 설계라고 해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AMM은 소규모·초기 단계의 집행 플랫폼에서는 더 잘 작동하지만, CLOB는 더 깊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서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번 요건은 탈중앙화 금융(DeFi) 영역의 작은 혁신 플랫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구조도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AMM 방식은 슬리피지가 커지기 쉽고, 골드만삭스는 이것이 “시장이 커질수록 유동성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즉, 거래량이 얇을 때는 작동하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조라는 의미다.
잇따른 제한
거래소는 상장 종목 수와 거래량에도 상한이 걸린다. 또 기존 주식과 동일한 배당권·의결권을 갖는, 말 그대로 ‘네이티브’ 토큰화 주식만 허용된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판매되는 파생상품형 래퍼 토큰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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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도 거부권이 있다. 거래소가 자신이 직접 발행하지 않은 주식의 토큰화 버전을 상장하려면, 해당 발행사에 사전 통보하고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
월가는 더 큰 판을 따로 만든다
기존 대형 거래소들은 이미 현행 규정 안에서 토큰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스닥은 3월 SEC 승인을 받아, 토큰화 주문이 일반 주식과 같은 주문장에서 거래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대상은 러셀 1000 편입 종목과 주요 지수 ETF이며, DTCC의 토큰화 서비스는 10월 출범 예정이다. NYSE도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으며, 24시간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자금조달을 위한 별도 거래소를 구축 중이지만 아직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구도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애널리스트들은 “거래량 상한과 발행사의 거부권을 고려하면, 이번 명령이 전통 거래소의 거래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두 경로 모두 시계가 돌아간다
이번 예외 조치는 5년 뒤 만료되고, 나스닥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3년 한시다.
골드만삭스의 경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들은 “규제 조치는 법률처럼 영구적이지 않으며, 향후 규제 당국이 규칙 개정을 통해 언제든 뒤집거나 수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완전한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의회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 입법안은 이번 조치가 서명되기 이틀 전, 상원 본회의에서 폐기됐다.
골드만삭스는 매수 의견을 제시한 코인베이스가 수혜를 가장 크게 볼 것으로 예상했다. 보관(custody) 사업과 코인베이스 토큰화 플랫폼이 강점이라는 이유다. 매수 의견의 로빈후드에 대해서는 유럽에서 운영 중인 토큰화 주식 상품을 이번 명령의 ‘네이티브 토큰화’ 기준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할 것으로 봤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자신들이 커버하는 기업들과 거래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