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의 다음 사이클은 ‘신무기’가 아니라, 훨씬 기본적인 문제에서 촉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미사일과 요격체계를 소비하는 속도가 산업 기반이 이를 보충하는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 **시트리니리서치(Citrini Research)**의 진단이다.
시트리니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현대전이 투자자들이 간과해온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값싼 드론, 자폭탄약(loitering munitions), 탄도미사일 등이 등장하면서, 평시를 전제로 설계된 생산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로 고가의 요격미사일이 소모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수요가 생산능력을 앞질렀다
이러한 경고는 더 이상 군사전문가들만의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6월, 미군 탄약 산업기반 전반에서 생산능력 제약, 취약한 공급망, 과도한 리드타임을 확인했다며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했다. 이는 전장에서의 소모 속도와 방산업체가 재고를 보충하는 속도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최근 분쟁에서 패트리엇(Patriot), 사드(THAAD) 등 요격체계가 집중적으로 운용되면서 문제는 더욱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들 시스템은 여전히 군사기지, 핵심 인프라, 동맹국 자산을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는 핵심 수단이다.
“진짜 약한 고리는 산업기반”
시트리니리서치는 당장의 미사일 보유량보다 “새 미사일을 얼마나 빨리 찍어낼 수 있는가”가 진짜 제약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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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평시 조달 모델에 의존해온 결과, 방산업체들은 여유 생산능력이 크게 제한된 상태다. 생산라인은 예측 가능한 정부 발주에 맞춰 최적화돼 왔을 뿐, 장기 고강도 전시 수요를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 지금 생산을 늘리려면 신규 공장, 추가 협력업체, 장기간 투자가 필수적이며, 이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투자 관점도 바뀌고 있다. 기회는 기존의 대표 방산업체(프라임 컨트랙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로켓 추진체, 유도장치, 모터, 센서, 전자부품 등 미사일 공급망 전반에 속한 기업들이, 각국 정부의 재고 재구축 과정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성격’의 방산 슈퍼사이클
더 큰 함의는 방위비 지출 구조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수십 년간 각국의 조달 전략은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기 체계의 정교함 못지않게, “얼마나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시트리니리서치는 전장이 논의를 ‘힘의 과시(power projection)’에서 ‘산업 회복력(industrial resilience)’으로 이동시켰다고 본다. 각국 정부는 더 이상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가”만 묻지 않는다. “그 시스템을 현대전 양상에 맞춰 충분히 빠르게, 충분한 물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가”를 함께 따지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미사일 생산과 탄약 전반의 공급망은 향후 글로벌 방위비 지출을 규정하는 핵심 장기 투자 테마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