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앞두고 그려졌던 스테이블코인 시나리오는 단순했다. 발행 잔액은 꾸준히 늘고, 채택은 넓어지며, 자산군 전체가 온체인 달러 유동성이라는 단일한 계층으로 성숙해 간다는 그림이었다.
2026년 상반기 실제 데이터는 훨씬 복잡하면서도, 훨씬 많은 것을 말해준다.
헤드라인 숫자만 보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이용자 행태는 명확히 세 갈래로 갈라졌다. 수익 추구형, 결제 우선형, 순수 트레이더형이다.
각 집단은 완전히 다른 프로토콜·체인·상품으로 거래량을 끌어가고 있다.
2026년 상반기 데이터는 스테이블코인 채택이 결코 “완만한 우상향”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최소 세 가지 행동 프로필로 분화돼 있고, 각 집단은 유지율 곡선, 선호 체인, 거시 변수에 대한 반응이 뚜렷이 다르다.
요약
- 2026년 상반기 스테이블코인 이용자는 수익 추구형·결제형·트레이더형 세 집단으로 분화됐고, 체인·프로토콜 선호도 역시 크게 갈렸다.
- 전체 시가총액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 근처지만, 수익 목적이 아닌 집단의 고유 활성 주소 수는 크게 감소했음이 총량에 가려지고 있다.
- 알트코인 관심도가 2년래 최저로 떨어지면서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소수의 심층 유동성 풀로 집중되는 구조 변화가 진행 중이며, 이는 상위 거래소·프로토콜에 유리하고 롱테일에는 불리하다.
더 숨기는 ‘헤드라인 숫자’…2300억달러가 말해주지 않는 것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이제 암호화폐를 다루는 일반 매체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단일 지표다. 2026년 중반 기준, 전 체인 합산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2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숫자는 채택 확대를 알리는 헤드라인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숫자 자체는 정확하지만, 이용자 행태를 읽는 데는 거의 쓸모가 없다.
시가총액은 존재하는 토큰의 양만 센다. 그 토큰이 실제로 움직이는지, 누가 들고 있는지, 무엇에 쓰이는지는 전혀 말해주지 않는다. 콜드월렛에 테더 (USDT) 5억달러를 넣어둔 고래 한 명과, 하루 1,000만달러를 처리하는 송금 네트워크가 시가총액에 기여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두 경우의 구조적 의미는 전혀 다르다.
월별 스테이블코인 이체 규모를 추적한 DefiLlama의 데이터는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실제 지갑 간 이동량인 이체 규모는 지난 6개월 가운데 5개월 동안 공급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새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의 비중이 점점 더 많이 ‘돌지 않고’ 그대로 멈춰 있다는 뜻이다. 공급 증가와 실제 사용 증가가 분리되기 시작했다.
2026년 중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3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 6개월 중 5개월 동안 이체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밑돌며 잠자는 물량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급과 속도의 괴리는 이용자 기반이 단일하지 않다는 첫 번째 구조적 신호다. 서로 다른 집단이 전혀 다른 이유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수령·매수하고 있고, 그 이유에 따라 토큰의 회전 빈도와 상주 체인까지 모두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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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진영: 수익 추구형, 공급 증가를 사실상 장악하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집단은 스테이블코인을 ‘돈’으로 쓰지 않는다. 이들에게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표시 수익 자산일 뿐이다. 이 집단은 2024년 말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공급 확대의 주된 동력이 됐고, 이들의 행동은 온체인 수익률과 전통 머니마켓 금리의 스프레드에 거의 전적으로 좌우된다.
Ethena의 USDe와 스테이킹 변형인 sUSDe는 이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Ethena는 스테이블코인 자본을 무기차(델타 중립) 영구선물 포지션에 예치해, 2026년 초 높은 펀딩비 환경에서는 연 10%를 상회하는 수익을 제공했다. 이는 당시 연준 기준금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USDe 공급은 2026년 초 약 35억달러에서 2분기 말에는 60억달러를 넘어서며, 여러 시점에서 이더리움 (ETH) 상 세 번째로 큰 스테이블코인으로 성장했다.
MakerDAO의 리브랜딩 프로토콜인 Sky와 USDS 토큰도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프로토콜의 잉여 버퍼 상당 부분을 토큰화된 미 국채 상품에 투자해 그 수익을 토큰 보유자에게 환원하는 구조다. 다이 (DAI) 시절부터 유지된 예치금리(DSR)는 USDS로 승계됐고, 이 금리는 온체인 위험 선호에 발맞춰 상승장·고활동기에 오르고 펀딩비가 눌릴 때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Ethena의 USDe 공급은 2026년 1월부터 2분기 말까지 두 배 이상 늘었다. 연 10%를 웃도는 펀딩비 스프레드를 좇는 수익 추구형 자금이 사실상 전부였다.
이 집단의 핵심 행동 패턴은 ‘충성’이 아니라 ‘회전’이다. 수익 추구형 자금은 스프레드가 움직이는 대로 프로토콜을 빠르게 갈아탄다. 2026년 4월 시장 조정으로 영구선물 펀딩비가 급격히 떨어지자 Ethena의 프로토콜 수익률도 함께 급감했고, 공급은 3주 만에 8억달러 이상 축소됐다가 이후 다시 회복했다. 그 결과 스테이블코인 공급은 구조적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펀딩비가 높은 강세장에서는 공급이 급팽창하고, 수익률이 눌리는 국면에서는 수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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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진영: 진짜 ‘결제용’ 이용자와 그들이 고른 체인
두 번째 집단은 애초 스테이블코인 논리가 그렸던 것처럼, 이를 은행 송금·국경 간 송금·기업 간 결제의 더 빠르고 더 싼 대체재로 사용한다. 이들의 거래는 규모가 작고 빈도는 높으며, 크립토 네이티브 분석가들이 ‘비주류’로 취급해온 체인에 집중되는 탓에 총량 통계에서 과소평가돼 왔다.
스텔라, 트론, 그리고 점점 비중을 키워가는 솔라나가 결제 중심 스테이블코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트론 (TRX) 네트워크의 USDT 이체 건수는 2026년 상반기 내내 전체 온체인 USDT 이체의 40~55%를 꾸준히 차지했다. 수수료가 낮고 동남아·아프리카 송금 허브에 깊숙이 침투했기 때문이다. 디파이 수익·기관 도입 논의에서 트론이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실제 이체 건수에서는 대부분의 날 이더리움보다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스텔라 (XLM)의 USDC 회선도 라틴아메리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인가 송금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의미 있는 성장을 기록했다.
이 회선을 지탱하는 서클(Circle)의 파트너십 인프라는, 스텔라 기반 USDC 발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며 규제된 결제 흐름을 네트워크 위로 라우팅한다. 이 흐름은 디파이 TVL 지표에는 전혀 잡히지 않는다.
트론의 USDT 네트워크는 2026년 상반기 동안 온체인 USDT 이체 건수의 40~55%를 꾸준히 차지했다. 디파이 분석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송금·결제 수요가 중심이었다.
결제형 이용자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요소는 온체인 수익률에 대한 거의 완전한 무관심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속도, 저비용, 확정성이다. 보유 기간 역시 몇 주가 아니라 몇 시간에서 며칠 수준이다. 이들의 활동은 이체 건수 통계를 부풀리지만, TVL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들을 가장 잘 서비스하는 트론·스텔라·솔라나 (SOL)의 USDC 인프라는, 수익형 계약과의 조합성보다는 처리량과 수수료 최소화에 최적화돼 있다.
이 집단은 규제 리스크에도 가장 민감하다. 2026년 6월 미국 상원을 통과한 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연방 차원의 인가 체계를 도입하며 규제된 발행사와 비규제 발행사를 양분했다. 규제 준수 회선에서 활동하는 결제형 이용자들은 이 차이를 점점 더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 구도에서 Circle과 Paxos는 유리한 위치에 선 반면, 역외(오프쇼어) 발행사들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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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진영: 포지션 사이, 스테이블코인에 ‘주차’하는 트레이더
세 번째 집단은 시장 코멘터리에서는 가장 많이 언급되지만, 공급 분석에서는 가장 많이 오해받는 그룹이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장기 저축도, 결제 수단도 아닌, 투기 포지션 사이의 중립 대기자금으로 사용한다. 리스크 자산을 매도하면 스테이블코인 잔고가 늘고, 다시 크립토에 재진입하면 잔고가 줄어드는 식이다.
CoinMarketCap는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2026년 7월 말 기준 2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그 시기 비트코인 독점도(BTC 도미넌스)가 높게 유지되며 개인·기관의 관심이 광범위한 알트 시장 대신 비트코인 (BTC)에 집중됐다고 지적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신호다.
알트코인 관심이 식으면, 트레이더의 스테이블코인 잔고는 회전하기보다 쌓이는 경향을 보인다. 평소 같으면 USDT나 USD 코인 (USDC)에서 알트코인 포지션으로 순환됐을 자본이 그대로 대기자금으로 남아 시가총액 통계를 부풀리지만, 실제 이체 규모는 크게 만들지 않는다. 앞서 본 공급·속도 괴리가 나타나는 중요한 배경이다.
2026년 7월 말 기준 알트코인 관심이 2년래 최저로 떨어지면서, 트레이더 보유 스테이블코인은 리스크 자산으로 순환되기보다 잔고로 쌓이고 있다. 이는 공급 지표를 부풀린다. 전송 속도가 그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은 채로다.
트레이딩 성향 투자자들은 중앙화 거래소와 주요 디파이(DeFi) 파생상품 플랫폼에 자산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6년 상반기( H1 )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일일 무기한선물 거래를 소화하며 급부상한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는 레버리지 포지션 담보로 USDC를 활용하려는 트레이더들을 대거 흡수하며 스테이블코인 재고의 핵심 수요처로 자리잡았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듄(Dune) 자료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 (HYPE)의 USDC 담보 풀은 2026년 2분기 내내 꾸준히 확대됐고, 이는 플랫폼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증가 흐름과 거의 나란히 움직였다. 이들 투자자는 USDC를 결제나 이자 농사 수단으로 쓰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마진(증거금)으로 쌓아두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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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매크로 이벤트, 세 개 투자 집단의 전혀 다른 해석
행태별 세그멘테이션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시점은 2026년 상반기, 각 집단이 동일한 매크로 이벤트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비교해 볼 때다. 대표적인 구간이 2026년 4월 2일부터 21일까지다. 당시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세를 연출했다.
수익 추구형(이자형) 투자자들은 합성 수익형 상품에서 먼저 발을 뺐다. 에테나(Ethena)의 USDe 발행량은 8억 달러 이상 줄었고, 그 자금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등 상대적으로 저위험 상품으로 이동했다. 같은 기간 블랙록(BlackRock) 의 BUIDL 펀드와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의 BENJI 토큰은 모두 순유입을 기록했다. 자본은 펀딩비(자금조달금리)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챙길 수 있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다. 토큰화 미 국채 운용자산(AUM)은 2026년 4월 5억5천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특히 해당 급락 구간 동안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튀어 올랐다.
결제 사용자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트론(Tron) 기반 USDT 전송 건수는 변동성이 가장 심했던 며칠 동안 소폭 줄었지만, 72시간 안에 바로 제자리로 복귀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5% 빠졌다고 해서 해외 송금이 멈추지는 않는다. 베트남 공장 노동자가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 이유는 무기한선물 시장 펀딩비와 아무 상관이 없다.
2026년 4월 매크로 발(發) 급락장 동안, 수익 추구형 자금은 더 안전한 상품으로 이동하며 토큰화 미 국채 AUM을 55억 달러까지 끌어올린 반면, 트론 기반 USDT 결제량은 72시간 내에 평시 수준으로 복귀했다. 동일 이벤트에 대해 세 투자 집단이 구조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였음을 보여준다.
가장 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쪽은 트레이더다. 하락장 동안 중앙화 거래소로 유입되는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급증했는데, 전형적인 리스크오프(위험회피) 국면에서의 ‘대기성 자금’ 행동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것이 곧장 저점 매수 신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상당수 자금이 그대로 거래소 안에 묶여 있었고, 이는 2분기 내내 이어진 알트코인 무관심 정서와도 맞물린다. 트레이딩 집단이 쌓아둔 스테이블코인 잔고는 일종의 ‘장전된 스프링’처럼 긴장을 유지한 채, 2026년 7월 말 시점까지도 본격적인 알트코인 베팅으로는 완전히 풀려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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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T·USDC 디커플링, 같은 균열선 위에서 벌어지는 양상
서클(Circle)의 투명성 강화와 테더(Tether)의 지배력 유지를 둘러싼 USDT 대 USDC 논쟁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2026년 상반기 데이터를 행태별 세그멘테이션 프레임으로 들여다보면, 겉으로는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토큰이 어떻게 동시에 성장하고 있는지 훨씬 명확하게 설명된다.
USDT의 결제·송금 시장 지배력, 특히 트론 네트워크에서의 우위는 구조적이면서도 자기강화적이다.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10년에 걸친 채택이 쌓아 올린 네트워크 효과는,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결제 ‘해자(moat)’를 형성하고 있다. 테더의 총 발행량은 2026년 2분기 기준 1,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트론 기반 USDT가 약 650억 달러를 차지했다. 결제 집단은 먼저 USDT를 선택했고, 관성은 그 선택을 고착시키고 있다.
반면 USDC는 수익·기관 투자 세그먼트에서 체계적으로 점유율을 넓혀왔다. 미국 내에 본사를 둔 발행사, 전액 준비금(attestation) 공개, 강화되는 컴플라이언스 인프라 등 규제 친화적 포지셔닝 덕분에, USDC는 기관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선호되는 담보 자산이자 GENIUS법 통과 이후 선진국 규제 하 결제·송금 채널에서 사실상 기본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잡았다. USDC의 이더리움 상 공급량은 2026년 상반기 동안 30% 이상 증가했다.
테더의 총 발행량은 2026년 2분기 1,400억 달러를 넘겼고, 이 중 약 650억 달러가 트론 기반 USDT였다. 같은 기간 USDC의 이더리움 공급량은 상반기 동안 30% 이상 늘었다. 표면적으로는 두 토큰이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사용자 집단을 겨냥한 결과 두 자산이 나란히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대부분의 실제 사용 맥락에서 USDT와 USDC는 본질적인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 각기 다른 행태 집단의 ‘대표 스테이블코인’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다. 양측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트레이딩·수익 추구형 세그먼트다. 이들 사용자는 스위칭 비용에 덜 민감하고, 프로토콜 통합 여부에 따라 자산 선택이 바뀔 여지가 크다. 반대로 결제 영역에서 USDT의 리드가 단기간 내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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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X 거래 집중이 시사하는 것, 그리고 LP들의 선택
2026년 상반기 스테이블코인 트레이딩 세그먼트의 행태는 디파이 탈중앙 거래소(DEX) 유동성 구조에 명확한 쏠림을 만들어냈다. 비트코인(BTC)과 USDC·USDT·이더리움(ETH) 등 소수 메이저 페어에 거래 수요가 집중되자, 유동성 공급자(LP)들도 자본을 롱테일 알트코인 페어에 얇게 나누기보다는 소수의 핵심 풀에 깊게 쌓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코인게코 카테고리 데이터에 따르면, DEX 섹터의 전체 시가총액은 2026년 7월 말 기준 약 234억 달러, 24시간 거래량은 12억9천만 달러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스테이블코인 및 스테이블코인-메이저 자산 페어(USDC/ETH, USDT/USDC, USDC/BTC 등)는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높았던 기간 내내 이종(異種) 알트코인 페어 대비 꾸준히 높은 자본 활용률을 유지했다.
유니스왑(Uniswap) V4의 집중 유동성(concentrated liquidity) 메커니즘과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 의 스테이블스왑(stableswap) 인버리언트는 이 같은 유동성 흐름을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가 됐다. 특히 커브는 과거 중앙화 거래소의 오더북이 사실상 독점하던 스테이블코인-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온체인으로 끌어오며, USDT/USDC/DAI로 구성된 3pool을 TVL 대비 거래량 비율 기준 디파이 전체에서 가장 효율적인 풀 가운데 하나로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26년 2분기 내내 스테이블코인-스테이블코인 및 스테이블코인-메이저 자산 풀의 자본 활용률은 이종 알트코인 페어를 상회했다. 비트코인 주도장 속에서 트레이더 집단의 자금이 더 깊고 유동성이 풍부한 소수의 풀로 몰리며, 롱테일 자산은 점점 더 ‘유동성 사막’에 가까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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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레이어, 실시간으로 바뀌는 판
2026년 6월 미 상원을 통과한 GENIUS법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등장 이래 미국 연방 차원의 가장 중대한 개입으로 평가된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대상으로 한 단계적 라이선스 체계를 도입했다. 발행 규모 100억 달러 이상은 연준(Fed) 승인을, 그 이하 발행사는 주(州) 단위 라이선스를 요구하며, 전액 준비금과 월별 증빙(attestation)을 의무화했다.
이 변화는 세 집단에 비대칭적으로 작용한다. 먼저 미국 규제권 내 결제·송금 사용자는 앞으로 GENIUS법을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만 접하게 될 공산이 크다. 은행, 결제 프로세서, 머니서비스비즈니스(MSB) 등이 해당 요건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서클(USDC)과 팍소스(Paxos·USDP, PYUSD)에 구조적 우위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국 규제망과 연결된 어떤 결제 채널에서도 역외(offshore) 발행사에는 역풍으로 작용한다.
수익 추구형 집단이 맞닥뜨린 환경은 더 복잡하다. 파생상품 전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합성 스테이블코인 USDe 같은 상품은, 준비금 기반이 아닌 구조 탓에 GENIUS법의 준비금 요건과 애매한 관계에 놓여 있다. 에테나는 자사 상품의 규제 지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USDe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이 모호성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기관 자금이 접근할 수 있는 수익형 상품의 범위가 크게 재편될 수 있다.
GENIUS법의 준비금 요건과 라이선스 구분 체계는 미국 규제 하 결제·송금 채널에서 서클과 팍소스에 구조적 이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USDe 같은 합성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지위를 의도적으로 ‘미정’ 상태에 남겨두고 있다.
중앙화 거래소에 예치된 트레이더 보유 스테이블코인은 단기적으로 GENIUS법의 직접적 영향이 가장 적다. 주요 미국 규제 거래소는 이미 고객 스테이블코인 잔고를 법 요건에 맞게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집단이 마주한 더 큰 리스크는 간접 경로다. 규제 압박으로 테더가 미국 접근을 제한하거나, 역외 시장에서 발행량 축소에 나설 경우, 해외 무기한선물 거래소에서 마진용으로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곧 펀딩비·레버리지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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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화 미 국채, 수익 추구형 세그먼트를 아래서부터 잠식 중
2026년 상반기 가장 구조적인 변화 가운데 하나는 토큰화 미 국채 상품이 디파이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들이 차지하던 ‘수익 추구형’ 틈새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엔 기관 전용 상품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리테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을 겨냥한 모든 프로젝트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블랙록(BlackRock) 의 BUIDL 펀드는 2026년 중반 기준 운용자산(AUM) 25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 분야 최대 규모 상품으로 부상했다.단일 토큰화 국채 상품이었던 시기를 지나, Franklin Templeton의 BENJI와 Ondo Finance의 USDY는 합산 약 20억 달러의 AUM(운용자산)을 새로 얹으며 판도를 바꿨다. 2026년 2분기 말 기준, 전 플랫폼을 합산한 토큰화 국채·머니마켓펀드 AUM은 7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이는 2025년 초 대비 세 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수익을 제공하는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 구도는 정면승부에 가깝다. 4주물 미 국채 수익률이 4.5% 안팎에 형성된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수익률을 제시하면서도 스마트컨트랙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토큰화 국채 상품은, 원금 보전을 우선하는 자금 입장에선 디파이(DeFi) 수익 전략의 실질적인 대체재로 부상한다. 과거 자금조달 금리가 높을 때 10%대 수익률을 좇아 USDe로 이동했던 ‘수익 추구’ 자금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더 안전한 상품으로 갈아타며 낮은 수익률을 감수할지, 아니면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든 구간에서도 인공적(파생적) 노출을 유지할지다.
토큰화 국채 AUM은 2026년 2분기 말 70억 달러를 넘어서며 2025년 초 대비 세 배 이상 확대됐고, 이제 수익형 디파이 스테이블코인과 동일한 수요층의 자금을 직접적으로 놓고 경쟁하는 구도에 진입했다.
장기적으로는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투자자층이 더 뚜렷이 양분될 공산이 크다. 리스크 허용도가 높은 자금은 스프레드가 유리한 국면마다 USDe와 같은 상품을 통해 자금조달 금리 기반 전략을 계속 추구할 것이다. 반대로 리스크 회피적인 자금, 기관 재무부서(트레저리), 패밀리오피스, 고액자산가 등은 해당 상품을 뒷받침하는 온체인 인프라가 성숙할수록 토큰화 국채 쪽으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수익 추구 수요에 의해 좌우되는 스테이블코인 공급 규모는, 점점 더 펀딩 레이트(자금조달 금리) 사이클을 따라 출렁이는 방향으로 변해 갈 것이다. 실수요 기반의 ‘자연스러운 채택’보다는 금리 환경에 연동된 변동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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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 IPO와 ‘월스트리트화’가 세 가지 수요층에 의미하는 것
CoinMarketCap는 **크라켄(Kraken)**이 향후 IPO에서 2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직전 두 달 동안 8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전했다. 크라켄은 450개 이상의 디지털 자산, 미 선물, 주식, ETF, 기관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크라켄의 궤적과 이를 상징하는 광의의 ‘월스트리트화(Wall Street-ization)’ 흐름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세분화에 구체적인 함의를 던진다.
우선 트레이딩 수요층 측면에서, 기관급 거래소 인프라의 상장은 규제 투명성과 재무제표 신뢰도를 높여, 거래소에 예치된 스테이블코인 잔고에 대한 카운터파티 리스크 우려를 완화한다. 현재 규제 차익거래(arbitrage)를 노리고 역외·역내 거래소 간에 자금을 분산해 운용해 온 트레이더들은, 미국 규제 아래 있는 거래소가 유사한 수준의 유동성과 상품 깊이를 제공할 경우 굳이 그렇게 할 유인이 줄어든다.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향후 12~18개월 동안 트레이더 수요층의 스테이블코인 잔고는 규제 거래소로 점진적으로 집중되는 방향으로 재배치될 공산이 크다.
결제 수요층에겐 기관 참여가 스테이블코인 결제 레일과 기존 금융 인프라의 접목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크라켄이 주식·ETF 상품을 추가한 것은, 자사가 단순 암호화폐 거래소를 넘어 ‘풀서비스 금융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신호다. 멀티에셋 플랫폼 내에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독립형 스테이블코인 지갑을 직접 써볼 생각조차 없던 이용자층까지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에 편입된다. 결제 수요층이 이처럼 유기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크라켄의 200억 달러 IPO 목표와 8억 달러 자금 조달은, 포스트 GENIUS 법안 환경에서 규제받는 멀티에셋 플랫폼이 세 가지 사용자군 전체에 스테이블코인을 공급하는 ‘주요 유통 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익 추구 수요층은 월스트리트화와의 상호 작용이 가장 복잡하다. 블랙록의 BUIDL이 대표 사례이듯, 전통 금융기관이 토큰화 상품 인프라를 본격 구축하면서 디파이 네이티브 수익 상품에 대한 경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전통 금융에 동급의 대안이 없었기에 온체인 수익 프로토콜이 누리던 상대적 우위가 점차 약화되는 구도다. 이익 마진이 깎이는 환경에서 살아남는 프로토콜은, 추가적인 스마트컨트랙트·규제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수익률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곳뿐일 것이다. 사실상 펀딩 레이트에 민감한 전략은 강세장 국면에서 자금조달 금리가 치솟을 때에만 의미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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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앞으로도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2,300억 달러를 넘어 계속 불어나는 규모 자체는 분명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숫자를 단일 지표로만 바라보면, 이미 행태·지리·위험 선호도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분화된 시장의 실체를 놓치게 된다. 그리고 이 분화는 분기마다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026년 하반기에 비정상적인 수익을 가져갈 프로토콜·거래소·발행사는, ‘총 공급’이라는 집계 수치가 아니라, 자신들이 정확히 어느 수요층을 겨냥해 빌드하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규정하는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더 이상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셋이다. 그리고 이 시장을 여전히 하나로 가정하는 분석, 상품 설계, 규제 프레임워크는 일관되게 빗나간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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