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브로드컴과 2나노 AI 칩 2,000억달러 대형 수주…파운드리 판도 흔든다

Samsung Broadcom chip deal
Samsung Wins Staggering $200 Billion AI Chip Contract With Broadcom (Image: AI)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으로부터 2나노(2nm) AI 가속기 칩과 첨단 패키징을 공급하는 2,000억달러(약 270조원) 이상 규모의 장기 파운드리 계약을 따냈다. AI 인프라 투자 붐이 본격화된 이후 공개된 건 중 최대 수준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이다.

이번 ‘브로드컴 칩 딜(Broadcom Chip Deal)’은 2030년까지 2나노 AI 가속기 칩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전반을 포괄하며, 양사가 빠르게 성장 중인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국면에서 성사됐다.

삼성–브로드컴, 5년짜리 AI 공급망을 고정하다

브로드컴 칩 딜의 범위는 단일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은 2나노 로직 칩을 위탁 생산하고, 고대역폭 메모리를 공급하며, 첨단 패키징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로, 브로드컴의 AI 맞춤형 칩(커스텀 실리콘) 사업 확대 속도에 맞춰 공급 물량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Fortune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현 AI 투자 사이클에서 공개된 것 가운데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으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의 핵심 AI 제품은 ‘XPU’로 불리는 맞춤형 가속기 칩이다. 범용 GPU보다 자사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실리콘을 원하는 하이퍼스케일 고객을 겨냥한 제품이다.

구글(Google), 메타(Meta)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이미 브로드컴과 협업해 자사 서비스에 특화된 AI 칩을 개발해 왔다.

삼성이 적용할 2나노 공정은 현재 상용화된 기술 가운데 최첨단에 속한다. 트랜지스터 간격을 극도로 좁혀 더 작은 칩(다이)에 더 높은 연산 성능을 집적하면서도, 연산당 전력 소모를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계약 금액 2,000억달러를 5년으로 단순 환산하면 연평균 약 400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삼성 반도체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규모로,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칩 사업이 시장의 공공 추정치보다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브로드컴 칩 딜의 거대한 스케일은, 하이퍼스케일 고객들이 범용 GPU를 넘어 ‘목적 기반 실리콘’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AI 공급망 판도 바꾸는 브로드컴 칩 딜의 의미

이 계약의 파급력은 단순히 두 기업의 거래를 넘어 구조적인 변화를 동반한다. AI 학습(트레이닝)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Nvidia)**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브로드컴과 경쟁사들의 맞춤형 칩은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특정 벤더 의존도를 낮추고, 학습이 아닌 추론(Inference)에 최적화된 칩을 원하기 때문이다.

추론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실행해 결과를 내는 단계로, 검색, 챗봇, 추천 알고리즘 등에서 하루 수십억 건씩 반복되는 작업이다. 이런 워크로드에는 특정 아키텍처에 맞춰 미세 조정된 칩이 유리하고, 이 영역에서 브로드컴의 커스텀 XPU가 엔비디아의 범용 GPU와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그간 TSMC에 뒤처져 있었다.

TSMC는 엔비디아 GPU 대부분과 애플 칩의 상당 부분을 위탁 생산하며, 첨단 공정 수주에서 사실상 ‘1순위’로 자리 잡았다. 이번 브로드컴 칩 딜은 삼성에게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한 ‘앵커 고객’을 확보해 주는 동시에, 그동안 수율 문제를 겪어 온 첨단 노드 공정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덜어줄 계기가 될 수 있다.

삼성, 어떻게 첨단 공정에서 반등에 나섰나

2020년대 초중반까지 삼성 파운드리는 수율과 성능을 중시한 고객들이 대거 TSMC로 몰리면서 점유율을 내줬다.

TSMC가 2026년까지 미국 내에 2,65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대규모 투자 계획은, AI 칩 수요 지속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TSMC의 시장 지배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이벤트였다.

삼성은 이에 대응해 3나노, 2나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te-All-Around, GAA)’ 트랜지스터 공정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GAA는 트랜지스터 채널을 감싸는 게이트 전극을 기존 3면에서 4면으로 확장해 전류 제어 능력을 높이고 누설전류를 줄이는 설계로, 2나노급에서 경쟁력 있는 성능을 확보하는 데 핵심인 기술이다. 이번 브로드컴 칩 딜 역시 이 GAA 기반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2,000억달러 규모의 5년 장기 계약은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에 2나노 증설을 위한 설비 투자 명분과 물량을 동시에 제공한다.

동시에, 확실한 수요처 없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새 노드를 양산 단계로 끌어올려야 하는 ‘선제 투자 리스크’도 상당 부분 덜어준다.

AI 칩 공급 체인은 어디로 향하나

이번 브로드컴 칩 딜이 단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위치를 바로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의 GB200, 차세대 루빈(Rubin) GPU는 여전히 TSMC에서 생산되며, 대규모 AI 학습용 기본 선택지로 남아 있다.

다만 브로드컴이 뛰어든 맞춤형 실리콘 시장은 전체 AI 반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키워가고 있다.

삼성이 2나노 초기 양산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입증할 경우, TSMC의 가격 책정력에 압박을 가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원하는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향후 주목할 지표는 삼성의 분기 실적에 공시될 파운드리 가동률이다. 브로드컴 물량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지가 파운드리 지형 변화를 가늠할 핵심 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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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tuza Merch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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