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인텔리전스 레이어를 표방하는 **베로나(Verona)**가 메인넷 v32 업그레이드인 **페르미(Fermi)**를 출시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네트워크 내 모든 계정이 실제 운용 가능한 양자내성(Post-Quantum) 서명을 지원하게 됐다. 이용자는 기존 계정에 ML-DSA 인증자를 추가하고, 필요 시 기존의 양자 이전(pre-quantum) 키를 주소 변경 없이 폐기할 수 있다. 베로나의 모든 계정은 플러그형 인증자를 탑재한 스마트 컨트랙트 형태로 설계돼 있어, 양자내성 서명이 ‘마이그레이션’이 아닌 ‘기본 옵션’으로 편입되는 구조다.
지금 움직이는 이유
양자 컴퓨팅 상용화 타임라인은 계속 앞당겨지고 있다. NIST는 2030년 이후 오늘날 거의 모든 블록체인을 지키고 있는 타원곡선 서명(elliptic curve signatures)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2035년부터는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Google 역시 자체 양자내성 전환 목표 시점을 2029년으로 앞당겼다.
올 3월 Google Quantum AI는 물리 큐비트 50만 개 미만의 양자 컴퓨터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ereum)**의 기반 곡선인 secp256k1를 수분 내에 붕괴시킬 수 있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이는 이전 전망 대비 약 20배나 낮아진 요구 사양이다. 아직 그런 성능의 기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베로나는 ‘여유 기간이 남아 있을 때’ 선제적으로 전환하기로 했고, 페르미는 그 리드타임을 네트워크 모든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업그레이드다.
페르미의 주요 탑재 기능
- FIPS 204 표준 격자 기반 서명인 ML-DSA-65를 네이티브 계정 인증자로 도입
- 금고형 자산 및 콜드월릿 계정을 위한 FIPS 205 해시 기반 서명 SLH-DSA-128s 지원
- 고전 암호 키를 비활성화하거나, 양자내성 키와의 공동 서명(co-sign)을 강제하는 PQ 필수(PQ-required) 계정 정책
- Verona SDK와 대시보드를 통한 원클릭 마이그레이션 기능
다른 체인과 다른 아키텍처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단일 공개키로부터 주소를 파생한다. 이 알고리즘이 깨지는 순간, 이용자는 반드시 자산을 새로운 주소로 옮겨야 한다. 이 구조 탓에 현재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약 3분의 1이 이미 공개된 키를 가진 계정에 묶여 있고, 이더리움은 양자내성 전환을 위해 새로운 계정 표준 도입이라는 장기 로드맵을 밟아야 한다.
베로나는 제네시스부터 다른 길을 택했다. 모든 계정은 거버넌스를 통해 배포되는 스마트 컨트랙트이며, 이 안에 secp256k1, 패스키(passkey), 이더리움 지갑, JWT, ZKEmail 등 다양한 플러그형 인증자 세트를 담을 수 있다. ML-DSA를 추가하는 작업은 패스키를 추가하는 것과 동일한 절차다. 주소의 ‘소유자’는 키가 아니라 컨트랙트이므로, 계정의 정체성·이력·잔고를 그대로 유지한 채 암호 알고리즘만 하부에서 교체할 수 있다.
베로나가 거는 베팅
양자 컴퓨팅과 암호 기술은 끝없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으며, 페르미가 이 싸움을 종식시키지는 못한다. 베로나는 어떤 단일 알고리즘이 영구히 승리할 것이라 베팅하지 않는다. 대신, 단 한 번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로 단 한 명의 이용자도 고립시키지 않고 알고리즘을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에 베팅한다.
페르미는 격자 기반과 해시 기반 양자내성 키를 나란히 운용한다. 어느 한쪽의 보안 가정이 무너지더라도, 사용자는 자유롭게 대체 알고리즘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양자 내성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마이그레이션’ 문제입니다.”
베로나의 창업자이자 CEO인 앤서니 안잘론(Anthony Anzalone)은 이렇게 말했다.
“다른 체인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 자산을 새 주소로 옮기는 방법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베로나에서는 키를 추가하고 키를 제거하면 그만입니다. 암호 기술이 계속 변할 것을 알고
수년 전부터 이런 계정 구조를 설계해 왔고, 페르미는 이 설계가 네트워크 전체 규모에서
처음으로 결실을 맺는 업그레이드입니다.”
다음 단계
페르미 2단계에서는 Cosmos SDK v0.55와 CometBFT v0.40 라인을 통해 검증인(validator) 키를 ML-DSA-65로 전환한다. 검증인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새 키로 회전하면, 합의 자체가 양자내성 서명으로 이행되는 구조다.
베로나는 NIST가 FIPS 206을 최종 확정하는 대로 FN-DSA(Falcon)를 추가 인증자로 도입할 계획이다. JWT와 ZKEmail처럼 서드파티 인프라에 의존하는 편의형 인증자는, 신원 제공자와 증명 시스템이 자체적인 양자내성 전환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기존 고전 암호 방식에 머물며, PQ 필수 정책을 만족할 수 없다.
베로나 소개
**베로나(Verona)**는 Burnt Labs가 구축한 AI·기업·소비자용 ‘검증된 인텔리전스 레이어’다. 이전 명칭은 XION이며, 현실 세계에서 검증된 사실을 프로그래머블 프리미티브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verona.dev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