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 토큰화는 2026년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가장 조용하지만 근본적으로 뒤흔든 변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에 도달했다.
비트코인(BTC·BTC)이 박스권에 머물고 투자 심리가 극단적 공포 국면에 있는 사이, 온체인 실물자산(RWA) 토큰화 섹터의 전체 시가총액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애널리스트들이 2027년 말쯤에나 도달할 것으로 가정했던 수준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핵심 관할 지역에서 규제가 정교해지고, 인프라가 성숙 단계에 올라섰으며, 기관 투자자들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청산을 의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시점이 한꺼번에 겹쳤다. 이 조합이 수년에 걸쳐 진행될 도입 곡선을 약 6개 분기 안으로 압축시켰다.
인도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이미 토큰화된 미국 주식을 상장하기 시작했다.
이 기사에서는 실제 온체인 데이터가 보여주는 흐름, 자금이 집중된 영역, 그리고 기존 보도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구조적 리스크를 짚어본다.
핵심 요약(TL;DR)
-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의 온체인 시가총액은 2026년 중반 100억달러를 돌파, 다수 기관 전망치보다 약 18개월 앞당겨졌다.
- 토큰화된 미 재무부 채권 상품이 RWA 락업 가치의 최댓값을 차지하며, 디파이 네이티브 수익률로는 더 이상 충족되지 않는 수익 추구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 다섯 개 자산군에서 기관 참여가 동시에 가속화되고 있으나, 체인 간 유동성 단편화와 법적 집행 가능성의 공백은 여전히 시장이 과소평가하는 핵심 리스크다.
100억달러 임계점, 왜 지금 중요한가
100억달러는 마케팅용 숫자가 아니다.
이는 토큰화된 자산 시장이 디파이 대출·수익 인프라의 담보 풀과 비교해 무시하기 어려운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분기점이다. 2023년 중반까지만 해도 RWA 온체인 시가총액이 20억달러 미만일 때에는, 특정 프로토콜 붕괴가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일부 사용자에게만 손실이 집중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100억달러를 넘어 성장세가 이어지는 현재는, 디파이 전반의 유동성과 연계된 상관 리스크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머니컨트롤(Moneycontrol)**은 2026년 6월, 글로벌 토큰화 RWA 시장이 시가총액 1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인도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첫 RWA 상품으로 토큰화된 미국 주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리적 데이터 포인트는 의미가 크다. 수요가 더 이상 미국·유럽 기관 투자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중개 수수료, 규제, 환전 통제 탓에 미국 증시에 직접 접근하지 못했던 신흥국 자본이 퍼블릭 블록체인 상의 토큰화 증권을 새로운 온램프로 활용하고 있다.
토큰화 RWA 시장의 온체인 시가총액은 2026년 6월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주요 글로벌 은행 리서치 데스크가 2027~2028년으로 설정해둔 시나리오보다 최소 1년 이상 앞선 속도다.
속도는 규모 못지않게 중요하다.
50개 이상의 프로토콜과 12개 체인에 걸친 온체인 토큰화 자산 데이터를 추적하는 RWA.xyz에 따르면, 이 시장은 약 140개월이 아닌 약 14개월 만에 50억달러에서 100억달러 수준으로 두 배로 커졌다.
이는 2023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제시한 2030년 16조달러 잠재 시장 추정치 등 가장 낙관적인 장기 시나리오조차 단기 성장 속도는 과소평가했음을 의미한다.
2030년 숫자는 여전히 가정과 시나리오에 가깝다.
반면, 2026년 성장 궤적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니라 현실 데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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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가 장악했지만, 자산 믹스는 빠르게 바뀐다
온체인 기준으로 가장 큰 RWA 자산군은 토큰화된 미 재무부 채권(Treasuries)이다. 이 우위는 섹터 성장 스토리의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2026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면서도 새 의장 케빈 해싯(Kevin Hassett) 체제 아래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자(이는 **인텔렉티아 AI(Intellectia AI)**의 분석에서 상세히 다뤄졌다), 단기물 미 국채 수익률은 대부분의 디파이 프로토콜이 내재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 스프레드가 이전 금리 사이클에서 보기 힘들었던 속도로 자금을 토큰화 T-빌 상품으로 빨아들였다.
토큰화 미 국채 상품의 대표 발행사 중 하나인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는 OUSG·USDY 상품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디파이라마(DeFiLlama) 데이터 기준 RWA 프로토콜 전체 락업액 상위 5위권에 진입했다.
**블랙록(BlackRock)**이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와 손잡고 이더리움(ETH·ETH)에서 출시한 BUIDL 펀드는, 시큐리타이즈의 공시 데이터에 따르면 5억달러 운용자산(AUM) 돌파 속도에서 역대 어떤 토큰화 펀드보다도 빨랐다.
이 두 상품만 놓고 보더라도, 미 국채 담보 RWA 스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2026년 중반 기준 토큰화 미 국채 상품은 온체인에서 연 4.5~5.2% 수준의 실질 수익률을 제공하며, 디파이 대출 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게 됐다. 이는 무담보 프로토콜 수익률로 향하던 자금을 구조적으로 재가격시키고 있다.
그러나 자산 믹스의 진짜 변화는 미 국채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
센트리퓨지(Centrifuge), 메이플 파이낸스(Maple Finance) 등 프로토콜이 선도하는 사모 크레딧(private credit) 토큰화는, RWA.xyz의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비(非)국채 RWA 락업 가치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토큰화 부동산, 금·탄소배출권 등 원자재, 인프라 채권 상품이 나머지를 구성한다. 이러한 다변화는 기관 수요가 단순한 ‘무위험 수익률을 온체인으로 옮기기’ 차원을 넘어, 사모 시장 익스포저를 블록체인 레일을 통해 발행·유통하는 보다 복잡한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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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확산,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놓친 신호
RWA 토큰화는 흔히 미국·유럽 기관이 주도하는 스토리로 설명된다.
이제 이 프레임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토큰화 미국 주식을 상장하는 인도 거래소는, 사실 훨씬 넓은 지리적 다변화의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현재 수요는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머니컨트롤은 인도 거래소의 RWA 전략을 보도하면서, 인도 내 토큰화 미국 주식 기회가 해결하려는 규제·비용 병목을 짚었다.
인도 개인·기관 투자자는 전통 채널을 통해 미국 주식에 접근하려면 엄격한 규제 한도, 환전 비용, 해외 브로커리지 계좌 개설 요건 등을 감수해야 한다.
퍼블릭 블록체인 상의 토큰화 버전은 이 중 몇 개 레이어를 통째로 제거한다.
물론 그 대신 새로운 규제·카운터파티 리스크를 수반한다. 이는 인도의 변화하는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아직 정교하게 다듬어지는 중이다.
신흥국 투자자들이 토큰화 미국 자산에 몰리는 배경에는 단순한 차익거래 논리가 있다. 블록체인 레일은 기존의 코러스폰던트 뱅킹, 환전 마찰, 수탁 중개 단계를 제거해 국경 간 자산 접근 비용을 크게 낮춘다.
중동에서는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과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가 토큰화 증권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규제 프레임을 마련하며, 3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기관급 RWA 발행 인프라를 구축했다. 버뮤다(Bermuda)는 2026년 6월 **컨센시스 리네아(Consensys Linea)**와 프라이버시·법적 집행 가능성 공동 논문을 발표(이전 Yellow 보도 참조)하며, 온체인 실행과 전통 법원의 집행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RWA 구조의 허브를 지향하고 있다.
규제 프레임워크의 지리적 다변화 자체가 또 다른 성장 동력이다. 발행사가 특정 단일 법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목표 투자자 기반에 맞는 관할 지역을 선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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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달러를 가능하게 한 인프라 레이어
100억달러 돌파는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여러 인프라 요소가 동시에 성숙 단계에 도달해야만 가능했고, 이 조건을 이해하면 왜 특정 시점에 성장 속도가 가속화됐는지, 그리고 다음 병목이 어디일지를 가늠할 수 있다.
핵심 인프라 발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퍼미션드 증권 토큰을 위한 ERC-3643 및 T-REX 토큰 표준이 의미 있는 채택 수준에 도달했다. 발행사는 이 표준을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 레벨에서 이전 제한, KYC/AML, 투자자 적격성 요건을 집행할 수 있는 온체인 컴플라이언스 레이어를 확보했다. T-REX 레지스트리를 관리하는 토크니(Tokeny) 프로토콜은 2026년 초까지 이 표준 아래 발행된 토큰 규모가 500억개를 넘었다고 보고했다.
둘째, 파이어블록스(Fireblocks),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 비트고(BitGo) 등 기관급 커스터디 업체가 토큰화 증권을 전통 자산과 동일한 운영·리스크 관리 프레임 아래 보관할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 대형 자산운용사·은행의 컴플라이언스 팀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게 된 것이다.
셋째, 크로스체인 상호운용성 프로토콜—특히 **체인링크(Chainlink)**의 Cross-Chain ... 상호운용성 프로토콜(CCIP)과 **레이어제로(LayerZero)**의 신뢰도가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한 체인에서 발행된 토큰화 자산을 발행사가 직접 멀티체인 배포를 관리하지 않고도 다른 체인에서 담보로 활용하거나 이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ERC-3643 표준을 지원하는 인프라, 기관급 수탁 솔루션,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크로스체인 메시징이 없었다면, 온체인에 올라온 100억 달러 규모의 RWA(실물자산 토큰화) 대부분은 규제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운용 제약 아래에서는 애초에 발행·유지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프라 확충은 RWA 토큰화의 최소 거래 규모도 크게 낮췄다. 2021~2022년만 해도, 자산을 온체인으로 토큰화하기 위한 법적 구조 설계와 기술 통합 비용을 감안하면, 최소 5,000만~1억 달러 수준의 딜 사이즈가 되어야 경제성이 맞았다.
2026년에 이르러서는 표준화된 자산 유형 기준으로 최소 규모가 약 500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고, 이로 인해 미드마켓 프라이빗 크레딧 발행사, 중소형 부동산 개발사 등 훨씬 폭넓은 발행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센트리퓨지(Centrifuge)는 2026 생태계 문서에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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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DeFi) 통합이 바꾸고 있는 RWA의 리스크 프로파일
초기 RWA 투자 논리는 단순했다. 오프체인에서 이자를 발생시키는 실물자산을 규제에 부합하는 토큰으로 감싸 온체인에 올리고, 실물 수익률에 노출되고 싶은 투자자에게 분배한다는 구상이었다. 지금도 가액 기준으로는 이 모델이 RWA 시장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제 2세대 활용 모델이 등장하면서, RWA 섹터의 리스크 구조는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과 가격에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2세대 모델에서는 토큰화 자산이 단순히 최종 투자자 지갑에 머무르지 않는다.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에서 담보로 활용된다. 메이커다오(MakerDAO)(현 Sky Protocol)는 RWA를 공식적으로 재무제표에 편입한 선도 사례로, 2024년 말 기준 실물자산 볼트가 프로토콜 수익을 창출하는 담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Morpho, Aave를 비롯한 여러 머니마켓 프로토콜들이 토큰화된 미 국채와 프라이빗 크레딧 토큰을 담보 자산군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 통합을 통해 RWA에서 발생하는 수익률이 디파이 유동성으로 흘러들어가고, 디파이 차입 수요가 다시 RWA 발행·기초 자산 조달로 이어지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고 있다.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에 편입된 토큰화 RWA 담보는 2025년 이전에는 대규모로 존재하지 않았던 전통 신용시장과 온체인 유동성 간 구조적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이는 새로운 전염 경로를 여는 셈이지만, 아직 전통 금융(TradFi) 리스크 매니저도, 디파이 프로토콜 감사인도 충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생기는 리스크는 매우 구체적이다. 대형 토큰화 프라이빗 크레딧 딜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고, 해당 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토큰이 동시에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에 담보로 잡혀 있다면, 청산 연쇄 반응은 전통 신용 시스템이나 디파이 어느 한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두 시스템을 동시에 관통한다. **일렉트릭 캐피털(Electric Capital)**의 2025년 개발자 리포트는 2024년 디파이 보안 감사 중 RWA 담보 디폴트 시나리오를 별도로 분석한 사례가 15% 미만에 그쳤다고 지적하며, 이 새로운 연결고리에 대한 리스크 모델링 수준이, 이미 노출된 자본 규모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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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집행 가능성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과제
RWA 섹터의 구조적 리스크 가운데 성장 스토리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요소가 있다. 바로 ‘법적 집행 가능성(enforceability)’이다.
온체인에 올라온 토큰이 특정 자산을 대표한다고 해서, 그 토큰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해당 자산에 대한 법적 소유권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토큰과 기초 자산을 연결하는 법적 권리 구조가 명확하게 설계·문서화돼 있고, 발행사와 기초 자산이 속한 관할권의 법원이 이를 인정·집행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 사슬이 잘 정비된 자산 유형과 관할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 차이는 토큰 보유자에게 항상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미국 내 규제 수탁기관을 통해 미국법에 따라 발행되고, 실제 미 국채 보유로 뒷받침되는 명확한 상환 메커니즘을 갖춘 토큰화 미 국채는 이 스펙트럼의 ‘법적으로 가장 견고한’ 쪽에 가깝다. 반면 부동산 등기 시스템이 블록체인 기록과 공식적으로 연동되지 않은 관할권의 토큰화 부동산, 혹은 대출 계약서에서 온체인 토큰에 대한 언급이 모호한 토큰화 프라이빗 크레딧 등은 ‘법적으로 가장 취약한’ 쪽에 속한다.
버뮤다 정부와 컨센시스 라인아(Consensys Linea)가 2026년 6월 공동 발간한 논문은 이 간극을 정면으로 다루며, 온체인 토큰 소유 기록을 전통 법원에서 증거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프라이버시–집행 가능성 브리지(privacy-enforceability bridges)”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어느 주요 관할권에서도 아직 표준 관행으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다.
집행 가능성의 간극은 실제 비용을 수반한다. Centrifuge의 Tinlake 플랫폼이 2023년 담보 회수 관련 분쟁을 겪었을 때, 해결 과정은 온체인과 무관한 수개월간의 오프체인 소송·조정 절차를 거쳐야 했다. 투자에 사용한 온체인 인터페이스에서는 회수 일정이나 결과를 전혀 추적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이 경험은 이후 프로토콜 설계에 반영됐지만, 동시에 RWA 토큰화를 위한 법적 인프라가 금융 인프라와 나란히 ‘여전히 공사 중’이며, 양쪽이 아직 완전히 동기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이와 관련한 학계 연구, 예컨대 **스탠퍼드 로스쿨(Stanford Law School)**의 2024년 디지털 자산 법적 구조 분석에 따르면, 샘플링된 토큰화 부동산 상품 가운데 발행사의 자국 내 도산 분쟁 시에도 명확히 효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법적 문서화가 정교한 사례는 40% 미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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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구조적 과제: 유동성 단편화
온체인 RWA 시가총액 100억 달러는 12개가 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흩어져 있으며, 최소 8종 이상의 토큰 표준으로 발행되고 있다. 여기에 주문장·가격 피드·유동성 풀이 공유되지 않는 수십 개의 개별 프런트엔드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하다.
이 유동성 단편화는 일시적 성장통이 아니다. 특정 체인에 익숙한 투자자 기반, 관할 규제 요건, 기술 스택 등을 우선시해 각기 최적화한 발행사들의 ‘의도된 선택’이 누적된 결과다. 통합된 시장 구조보다 개별 최적화를 택한 셈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토큰화 자산은 2차 시장 유동성이 얇고, 관할권별로 쪼개져 있으며, 1차 발행에 참여하지 않은 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운용상 복잡성이 상당하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에서 ERC-3643 표준 기반으로 KYC 제한 전송 기능을 탑재해 발행된 토큰화 미 국채 상품은, **솔라나(Solana)**나 BNB 체인 지갑을 쓰는 매수자에게 곧바로 매도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크로스체인 브리지가 필요하고(이 경우 스마트컨트랙트·오라클 리스크가 더해진다), 아니면 오프체인 양자간 장외거래(OTC)를 거쳐야 하는데, 이는 토큰화의 효율성 논리를 상당 부분 희석시킨다.
RWA.xyz에 따르면, 토큰화 RWA 상품의 2차 시장 유동성은 2026년 1분기 기준 섹터 전체 시가총액 대비 일일 거래대금이 평균 3% 미만에 그쳤다. 전통 시장의 유동성 크레딧 ETF가 하루 약 30% 수준의 회전율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유동성 격차는 이미 기관 투자자의 참여를 눈에 띄게 제약하고 있다. 토큰화 크레딧 상품에 5억 달러를 배분할 의사가 있는 대형 자산운용사라도, 내부 유동성 관리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가 불가능하다. 5억 달러 포지션을 정해진 기간 내 시장 충격 없이 청산할 수 없다면, 현행 투자 지침 아래에서는 리스크 위원회 승인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 기관 RWA 상품 중 하나였던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의 Franklin OnChain US Government Money Fund 역시, 토큰화 증권의 2차 시장 유동성 공급이 기관 도입을 가로막는 3대 운영상 과제 중 하나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RWA 특화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토큰화 증권용 기관 전용 다크풀 등 해결책이 개발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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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체인이 RWA 전쟁에서 앞서가고 있나
체인 레벨에서 벌어지는 RWA 발행 경쟁은 섹터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역학이다.
모든 블록체인이 RWA 발행 무대로서 동등한 조건을 갖춘 것은 아니다.
기관 발행사가 체인을 선택할 때 보는 핵심 변수는, 해당 체인의 주된 관할권에서의 규제 명확성, 그 체인을 위해 구축된 컴플라이언스 툴의 성숙도, 그리고 거래 최종성 보장 수준이다. 여기에 RWA 토큰을 담보로 흡수할 수 있는 디파이 유동성의 깊이, 대규모 토큰 레지스트리를 장기간 운용할 때의 가스 비용 구조도 더해진다.
**이더리움(Ethereum)**은 여전히 RWA 락업(Value Locked) 기준 최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우위는 컴플라이언스 툴링에서의 선발 효과, RWA 담보 활용을 위한 디파이 생태계의 깊이, 그리고 EVM 호환 자산을 중심으로 한 수탁·감사·법률 등 기관 인프라가 이더리움 주변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DeFiLlama의 RWA 카테고리 트래킹에 따르면, 이더리움 기반 프로토콜은 전체 RWA TVL의 60% 이상을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전체 RWA TVL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발란체(Avalanche) (AVAX), 스텔라(Stellar) 등 대안 체인들이 RWA 친화적 인프라와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면서, 2023년 약 85%에 달했던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XLM)과 폴리곤 (POL)은 규제 당국과의 전담 소통·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기관 전용 토큰 발행(issuance) 위임을 일부 선점했다.
**아발란체(Avalanche)**는 특히 에버그린(Evergreen) 서브넷 프로그램을 앞세워 토큰화 자산 관련 위임을 공격적으로 따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관이 아발란체 합의 메커니즘을 활용하면서도 퍼블릭 네트워크와의 브리지를 유지한 채, 프라이빗 또는 퍼미션드 블록체인 환경을 별도로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JP모건의 오닉스(Onyx) 플랫폼이 대표적으로 이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스텔라(Stellar)**는 다른 길을 택했다. 국경 간 결제와 토큰화 자산의 결제(세틀먼트) 구간에 집중하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발행되는 여러 토큰화 채권의 ‘선호 체인(chain of choice)’으로 자리 잡았다. **폴리곤(POL)**은 부동산 토큰화 플랫폼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토큰화 부동산 발행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했다.
멀티체인 환경이 현실화되면서, 단일 인프라에 대한 베팅만으로는 RWA 성장의 과실을 모두 가져갈 수 없게 됐다. 발행사와 투자자 입장에서 체인별 차이를 최대한 추상화·은폐해 주는 프로토콜일수록, 이 섹터 전체 팽창 과정에서 비례 이상(overweight)의 가치를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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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차익(Arbitrage) 윈도우, 그리고 그 유효기간
현재 RWA 토큰화의 성장 국면에는 ‘규제 차익’이라는 시간 제한적 요인이 일부 작용하고 있다.
버뮤다, UAE, 싱가포르, 그리고 영국의 금융시장인프라 샌드박스(Financial Markets Infrastructure Sandbox)를 포함한 일부 관할지역에서는 토큰화 증권의 발행·거래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규제 틀 아래에서 가능하다. 이들 관할은 미국 SEC나 EU 미카(MiCA)의 완전한 감독 체계에 비해 인허가 절차가 빠르거나, 블록체인 네이티브 구조를 명시적으로 수용하는 편이다.
미국 발행사와 투자자가 이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적격 매수인(qualified purchaser) 및 공인 투자자(accredited investor) 예외 규정을 활용해, 역외에서 발행된 토큰화 자산에 참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자산들이 제공하는 온체인 2차 시장 유동성과 디파이(DeFi) 연계성을 온전히 누리지는 못한다. 그 유동성을 제공할 디파이 프로토콜 상당수가 미국법상 규제 그레이존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SEC가 다수 디파이 프로토콜에 대해 집행 조치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내 토큰화 증권에 대한 포괄적 규율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탓에, 결과적으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온체인 RWA 환경은 세계 최대 기관 자본 풀에는 완전히 열려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규제 차익 윈도우는 분명 존재하지만, 무기한이 아니다. SEC의 토큰화 증권 관련 규정 제정이 진전되고 EU의 MiCA RWA 가이드라인이 2026~2027년을 거치며 구체화되면, RWA 발행에 따른 관할지역별 비용 격차는 줄어들 것이며, ‘규제 지리’에 기반해 경쟁력을 쌓아온 플랫폼은 결국 상품 경쟁력과 유동성 깊이로 승부해야 하는 국면에 놓이게 된다.
미국 규제 환경은 2026년 초 의미 있게 변곡점을 맞았다. SEC가 토큰화 증권에 관한 콘셉트 릴리스(concept release)를 공개하며, 사상 처음으로 브로커-딜러가 개별 상품 구조마다 별도의 노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받지 않고도 토큰화 자산을 보관·이전할 수 있는 경로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 릴리스가 아직 최종 규칙 제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방향성은 드러났다. 최종 규칙이 마련되는 시점에는 미국 기관 자본의 대규모 RWA 유입이 동시에 열리는 한편, 현재 역외 발행 허브들이 누리는 관할지역상의 경쟁 우위는 상당 부분 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규제 차익 국면에만 최적화하기보다, 미국 내 완전 준수를 전제로 한 법·기술 인프라를 지금부터 구축하는 RWA 프로토콜과 발행사들이 향후 사이클에서도 더 견고한 포지션을 점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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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달러를 향해: 다음 단계 성장을 가로막는 제약들
첫 100억 달러 규모의 RWA 토큰화는 주로 두 가지 축에 의해 견인됐다. 온체인에서 무위험 금리에 접근할 수 있는 토큰화 국채를 통한 ‘수익률 차익(yield arbitrage)’과, 인프라 성숙화에 따른 발행 비용 하락이다.
그러나 1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의 도약은 전혀 다른, 더 까다로운 과제를 풀어야만 가능하다.
이 섹터를 단순히 ‘의미 있는 규모’에서 ‘변곡점을 만드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아직 대규모로 구현되지 못한 세 가지 구조적 언락(unlock)이 필요하다.
첫째는 표준화된 법률 문서다.
파생상품 시장의 **ISDA 마스터 어그리먼트(ISDA Master Agreement)**처럼 폭넓게 채택된 토큰화 자산 발행용 마스터 계약서가 부재한 탓에, 신규 RWA 상품마다 사실상 ‘맞춤형’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하는 현실이다. 이 비용은 발행사가 떠안거나(발행 경제성이 떨어지고), 투자자가 감수해야 한다(법적 불확실성을 시장 진입비용으로 받아들이는 구조).
**국제스와프파생상품협회(ISDA)**와 **글로벌금융시장협회(GFMA)**는 토큰화 자산 관련 문서 표준화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지만, 이 역시 수년에 걸친 프로젝트다.
온체인 RWA 시가총액 1,000억 달러 달성은 ISDA 마스터 어그리먼트에 상응하는 표준화된 법률 문서, 대규모 2차 시장 유동성, 그리고 완전한 미국 규제 명확성을 전제로 한다. 이 세 가지는 아직 충분히 구현되지 않았지만, 동시에 진전되고 있다.
둘째는 깊이 있는 2차 시장 유동성이다.
앞선 ‘유동성 분절’ 논의에서 나타났듯, 현재 토큰화 자산의 2차 시장 회전율은 전통 자산의 유사 상품에 비해 대략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1,000억 달러 규모 토큰화 자산에 걸맞은 유동 2차 시장을 만들려면, 기관 마켓메이킹 인프라, 체인 간 결제·청산 파이프라인, 투자자 저변 확대가 동시에 구축돼야 한다.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최소 5~7년에 걸친 작업이다.
셋째는 미국 규제 명확성이다. 이는 현재 변두리에 머물러 있는 연기금, 보험사, 뮤추얼펀드 자금을 본격적으로 열어줄 열쇠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리서치는 2026년 초 보고서에서, 규제 제약 탓에 온전히 RWA에 참여하지 못하는 미국 기관 자본 규모가 규제 해소 시 잠재 수요 기준 2~3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현재 약 100억 달러 수준의 시장 규모를 압도하는 수치이며, 이 자금을 수용하려면 전혀 다른 수준의 인프라 용량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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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100억 달러 이후의 질문
100억 달러 돌파는 분명 의미 있는 이정표다. 그러나 현재 데이터가 시사하는 진짜 메시지는 ‘구조’에 가깝다.
실물자산 토큰화(RWA)는 더 이상 크립토 시장 변두리에서 시험되는 가설이 아니다.
이제는 실제 수익을 창출하고, 새로운 지역의 자본을 끌어들이며, 전통 신용시장과 디파이 사이에 상관관계 리스크를 만들어내고 있는 기능적 시장이다. 이 상관관계는 트래드파이(TradFi)와 디파이 양측 리스크 매니저가 모두 정교하게 모형화해야 하는 현실 변수로 떠올랐다.
섹터의 성장 속도는 대부분의 예상을 앞질렀다. 그 배경에는 토큰화 국채를 매력적으로 만든 고금리 환경, 발행 비용을 낮춘 인프라 성숙, 그리고 이제 서서히 닫히기 시작한 역외 규제 차익 창구가 동시에 작용했다.
리스크 역시 성장만큼이나 구체적이다.
법적 집행 가능성의 공백, 2차 시장 유동성 부족, 체인 간 분절, RWA 담보에 대한 디파이 리스크 모델링 미비는 이론상의 우려가 아니다. 이들 리스크는 이미 관측되고 있고, 현재 RWA 성장의 최대 수혜자로 여겨지는 프로토콜과 토큰 밸류에이션에는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
미국 규제 준수, 표준화된 법률 문서, 진정한 의미의 크로스체인 2차 시장 유동성 확보를 목표로 인프라를 쌓고 있는 프로토콜들은 장기적으로 옳은 투자를 하고 있다.
반대로, 현재의 고수익·규제 차익 구간에만 초점을 맞추는 프로젝트는 이미 침식이 시작된 토대 위에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규제 지형이 선명해질수록 그 취약성은 더 분명해질 것이다.

